용눈이오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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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갈 때마다 꼭 한번씩은 가는 대표적인 오름

김영갑 작가가 가장 좋아했던 오름



꿈속에서 몽정을 경험하듯 자연 속에서 오르가슴을 경험한다.
아침저녁 홀로 초원을 돌아다니다 보면 오르가슴을 느낀다.
신선한 공기, 황홀한 여명, 새들의 지저귐, 풀 냄새, 꽃향기, 실바람...
그 모든 것들이 인위적으로 만들 수 없는 절묘한 조화를 부린다.

중산간 광활한 초원에는 눈을 흐리게 하는 색깔이 없다.
귀를 멀게 하는 난잡한 소리도 없다. 코를 막히게 하는 역겨운 냄새도 없다.
입맛을 상하게 하는 잡다한 맛도 없다.
마음을 어지럽게 하는 그 어떤 것도 없다.
나는 그런 중산간 초원과 오름을 사랑한다.

안개가 일순간에 섬을 뒤덮는다.
하늘도, 바다도, 오름도, 초원도 없어진다.
대지의 호흡을 느낀다.
풀꽃 향기에 가슴이 뛴다.
안개의 촉감을 느끼다 보면 숨이 가빠온다.
살아 있다는 기쁨에 감사한다.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걱정도, 끼니 걱정도 사라진다.
곰팡이 피어가는 필름 생각도, 홀로 지내는 외로움도 잊는다.
촉촉이 내 몸 속으로 안개가 녹아내린다.
숨이 꽉꽉 막히는 흥분에 가쁜 숨을 몰아쉰다.
자연에 묻혀 지내는 사람만이 느낄 수 있는 이 기쁨, 그래서 나는 자연을 떠나지 못한다.
오르가슴을 느끼는 이 순간만큼은 아무것도 부족하지 않다.
                            

                                              <그 섬에 내가 있었네, 김영갑>중에서





전에는 못봤던 새로 심은 나무들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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